기고문
(3화) ‘재생 중’인 OTT와 한류 시대, 다음 시퀀스는?
2025.04.11 13:52- 작성자 정보영
- 조회 203
‘재생 중’인 OTT와 한류 시대, 다음 시퀀스는?
플레이 버튼 하나로 한류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시대가 되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어딘가에서 한국 콘텐츠가 소비되고 있으며, 이는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한류의 세계화 중심에는 OTT 플랫폼 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2023년, 전 세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시장이 약 2조 8,7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 가운데, 그 중에서도 OTT 시장은 연평균 7.6%라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은 OTT 시장 성장의 결정적 기폭제가 되었다.

넷플릭스, 유튜브, 디즈니+ 등 글로벌 OTT 플랫폼은 콘텐츠 유통 구조를 혁신적으로 변화시켰다. 물리적 한계를 초월한 콘텐츠 소비 환경은 특정 국가의 문화적 산물이 다국적 시청자에게 즉각 도달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 구조적 변화 속에서 한국 콘텐츠는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오징어 게임>은 공개 후 불과 4주 만에 1억 1,100만 가구가 시청하며 넷플릭스 역대 최고 흥행작으로 기록되었고, <더 글로리>는 2023년 3월 기준 글로벌 비영어권 TV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킹덤> 역시 사극과 좀비 장르의 창의적 결합으로 'K-크리처물'이라는 새로운 장르적 흐름을 개척했다.
한국 콘텐츠가 OTT 생태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첫째, 첨예한 사회적 문제의식이다. 빈부격차, 학교폭력, 역사적 트라우마와 같은 주제를 담은 서사는 국경을 넘어 보편적 공감대를 형성한다. 둘째, 뛰어난 제작 완성도이다. 정교한 스토리텔링과 연출, 연기, 미술의 조화는 국제적 수준의 시청자 기대치를 충족시킨다. 셋째, 문화적 혼종이다. 한국 사회는 단기간에 다층적인 역사의 궤적을 통과했다. 정치·사회·역사적 복합성은 문화적 차이를 넘어서는 수용성을 확보한다. 한국의 다양한 경험의 층위는 각국의 문화적 맥락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정서적 공명을 일으킨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될 위험 요소들 또한 존재한다. 현재 한국 콘텐츠 산업은 글로벌 OTT, 특히 넷플릭스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2023년 기준, 한국에서 제작된 주요 드라마의 40% 이상이 넷플릭스를 통해 유통되는 현실은 이 플랫폼의 투자 결정과 편성 전략이 국내 제작 환경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넷플릭스의 투자 축소나 전략적 방향 전환이 한국 제작사들에게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줄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창작의 자율성과 콘텐츠 다양성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콘텐츠 자체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K-드라마의 일부는 로맨스, 스릴러 등 특정 장르와 패턴에 집중하면서 점차 정형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패턴화는 중장기적으로 창작자들의 실험 정신을 제한하고, 글로벌 시청자층에게 피로감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한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이러한 패턴화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창의적 도전이 절실히 요구된다.
한류가 현재의 성과를 지속가능한 경쟁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콘텐츠 IP 보호와 불법 유통 근절을 위한 강력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글로벌 환경에서 창작물의 가치를 보호하는 것은 산업 생태계 유지의 기본 전제다. 둘째, 로컬 OTT 플랫폼의 경쟁력 강화와 유통 채널의 다변화를 통해 특정 글로벌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비즈니스 전략을 넘어 문화적 자율성 확보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과제다. 셋째, 정부와 민간의 유기적 협력을 통한 창작 생태계 기반 강화와 독립적 창작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다. 단기적 시장 성과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문화 주권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산업 구조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OTT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한류의 확산은 단순한 콘텐츠의 일시적 흥행을 넘어, 한국의 사회적 감각과 문화적 정체성이 세계와 대화하는 새로운 창구가 되었다.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 유행이 아닌 세계 문화의 보편성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현재의 양적 확장을 질적 지속가능성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섬세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한류 콘텐츠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한 경제적 성과가 아닌, 글로벌 문화 담론에 기여하는 문화적 다양성과 창의성의 확장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류가 현재의 성과를 지속가능한 경쟁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콘텐츠 IP 보호와 불법 유통 근절을 위한 강력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글로벌 환경에서 창작물의 가치를 보호하는 것은 산업 생태계 유지의 기본 전제다. 둘째, 로컬 OTT 플랫폼의 경쟁력 강화와 유통 채널의 다변화를 통해 특정 글로벌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비즈니스 전략을 넘어 문화적 자율성 확보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과제다. 셋째, 정부와 민간의 유기적 협력을 통한 창작 생태계 기반 강화와 독립적 창작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다. 단기적 시장 성과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문화 주권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산업 구조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OTT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한류의 확산은 단순한 콘텐츠의 일시적 흥행을 넘어, 한국의 사회적 감각과 문화적 정체성이 세계와 대화하는 새로운 창구가 되었다.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 유행이 아닌 세계 문화의 보편성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현재의 양적 확장을 질적 지속가능성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섬세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한류 콘텐츠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한 경제적 성과가 아닌, 글로벌 문화 담론에 기여하는 문화적 다양성과 창의성의 확장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미래문화융합연구센터, 연구원
정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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